우리나라 최고의 마라톤대회는 춘천마라톤이다.
다른 대회가 후원신문사 이름으로 불리우는 것과 달리 춘천마라톤은 지명으로 불린다.
(중앙일보 중앙마라톤, 동아일보 동앙마라톤인데 조선일보는 춘천마라톤)

 

그만큼 춘천 시민들 모두가 함께 하는 지역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대회는 5시간이 지나면 교통 통제가 해제되고 대회가 마무리되는데
춘천마라톤은 달리는 사람이 있는 순간까지 대회가 지속된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 없이는 안 되는 일이다.

 

코스 역시 춘천의 아름다운 길을 달리는 것이라
지루함이 덜 하고 달리는 내내 주변 경관에서 힘을 얻는다.

 

 

 2012 동아마라톤에서는 동계 훈련 부족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완주했다.

가을에 열리는 춘천마라톤은 계절적으로 훨씬 많이 연습할 수 있는 조건이었고,
또 이미 두 번 완주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완주에 대한 두려움은 적었다.

 

그래서 전년 춘천마라톤 기록보다는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12년보다 1주일 늦은 대회 일정 때문에 추위를 걱정하던 와중에 대회 전 날 비까지 내렸다.

원래 가을비가 온 다음 날은 기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추운 날씨를 걱정 했는데 다행히 날씨는 쾌청하고 따뜻했다.

 

 

날씨도 좋고, 준비도 어느 정도 했고, 완주 경험도 있으니

이제 초반 오버페이스만 조심하자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번 대회는 실패다.

꼴랑 몇 번의 완주경험만 믿고 LSD 훈련을 한 번 30Km만 했던 것이 문제였다.

 

30Km를 다가가면서부터 점차 이상한 전기 신호를 보내더니 (찌릿 찌릿)

결국 30Km를 넘어서서 오르막이 나타나자 아주 난리가 났다.

근육이 쏙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경련을 나서 자기 마음대로 움직인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아무리 쥐가 나고 걷게 되더라도 '포기'는 하지 않는다.

걷거나 기어서라도 결승선에 들어가야한다는 의지가 프로그래밍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첫 도전이었던 작년 2011춘천마라톤에서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무에

빨리 마라톤을 마쳐야겠다는 굳은 의지로 한 번도 안 쉬고 달릴 수 있었는데

이번 2012춘천마라톤에서는 뭐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내 기록에 관심있는 사람도 없고

대충 걸어도 4시간 30분이면  될 것 같다는 포기감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서 걷게 된 것 같다.

 

이 쥐란 놈이 결국은 LSD 연습 부족에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35Km이상 또는 시간으로 4시간 이상을 몇 번 달려줘야 다리 근육이 기억하고

실전에서 견디면서 반응해 줄 수 있는 것 같다.